말 학대 태종 이방원 결방 폐지 되나

정말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KBS 대하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경악스러운 동물 학대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한창 재미있게 보고있던 드라마에서 이런 끔찍하고 어이없는 일이 자행되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태종 이방원을 애정했던 시청자이지만, 이번 사태만큼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엄중한 처벌과 책임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드라마 태종 이방원 지난 7화에서는 이성계(김영철)가 사냥을 갔다가 말에서 낙마하는 장면이 방영되었습니다. 이 장면은 실제로 역사에서도 있었던 매우 중요한 순간으로, 이전까지의 역사 드라마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이 장면을 볼 때 그냥 CG처리이겠거니 싶었는데, 실제로 촬영된 장면이라는 것을 알고 경악을 하게 되었습니다.

끔찍한 말 학대 영상 캡쳐 / 출처 : 동물자유연대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일부러 쓰러뜨리는 장면을 보고 너무 화가 났습니다.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저렇게 학대를 할 수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결국 이 말은 촬영 며칠 후 죽었다고 합니다. 또한 스턴트맨 배우님은 무슨 죄인가요. 이 배우님 또한 말에서 떨어지며 큰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한편 KBS 측은 입장문을 통해서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나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후에 돌려보냈고,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건강 상태를 확인한 결과, 사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사과문일 수 있겠으나, 너무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1월 22~23일 결방하게 된 태종 이방원 / 출처 : KBS

KBS 측은 일단 1월 22일과 23일 방영 예정이었던 회차는 결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제작시스템 점검과 재정비를 위한 명목이지만, 누가 봐도 이번 말 학대로 인한 논란에 대한 제스처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태종 이방원 드라마를 그동안 무척 재밌게 봤었지만, 제작진의 통렬한 사과없이는 드라마 방영이 재개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여러 사극에서 동물을 학대하며 촬영했던 것이 관행이었다는 사실이 이번 일을 통해 밝혀졌는데요. 이 기회에 이런 무지한 일들은 반드시 바로 잡혀야 될 것입니다.

한편 동물권리 보호단체인 '카라'는 서울 마포경찰서에 태종 이방원 촬영장 책임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는데요. 그들은 "KBS는 이번 일을 안타깝고 불행한 일로 표명했지만, 이번 일은 단순 사고나 실수가 아닌 매우 세밀하게 계획된 연출로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카라의 동물학대 고발장 / 출처 : 카라

KBS와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반드시 더욱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동물 학대 뿐 아니라 스턴트맨 배우님에게도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동물 촬영 장면이 있다면, 다시는 이러한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태종 이방원 방영 재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네티즌들도 자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히 이번 일은 KBS와 드라마 제작진의 잘못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아무 상관도 없는 출연 배우들의 SNS에 찾아가 욕설을 내뱉고, 자진해서 드라마 하차하라는 비판아닌 비난은 매우 저급한 행위입니다. 주연 배우인 주상욱씨나, 그의 아내인 배우 차예련씨의 SNS에 찾아가 비난을 하는 네티즌들을 보며 어이가 없더군요. 사과를 해야할 사람들은 드라마 제작진이지 배우들이 아닌 것입니다.

저는 비록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열렬한 시청자였지만, 후속적으로 진심어린 사과가 추가로 나오지 않는다면 드라마 폐지 등의 강경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드러나진 않았지만, 아마도 이러한 일들이 매우 빈번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는 이번 일을 계기로 공영방송으로써 참담함을 느끼고 통렬한 반성을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