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과 지우학을 뛰어넘는 또 한 편의 넷플릭스 대작이 등장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6부작 드라마 '수리남'입니다. 아메리카 대륙의 실제 존재 국가의 이름이기도 한 '수리남'은 천재 감독 윤종빈의 신작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하정우-황정민-박해수의 만남으로 큰 화제가 되었었죠.
오늘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수리남의 주요 내용과 결말, 매력적인 인물인 첸진(장첸)과 변기태(조우진), 중요한 의미를 가진 야구공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글 곳곳에 수리남의 결말과 개인적인 소감 등이 포함되어있으니, 아직 작품을 보지 않은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6부작 드라마인데도, 정말 시간가는지 모르고 시청했습니다)
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혹시라도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작품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분들은 미리 감안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작품이 마약과 살인, 사기 등에 대한 내용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끔찍한 장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선정적인 장면은 크게 없지만, 2화 에피소드에서 집단 성행위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시청하시는 분들은 미리 알아두면 좋을 듯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이 작품은 2009년 아메리카 대륙의 수리남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한국-중국 마약 조직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하정우(강인구 역)가 생존을 위한 사업을 위해 수리남을 찾은 사업가로 등장하고, 이와 대립하는 인물로 가짜 목사 황정민(전요환 역)과 장첸(첸진)이 등장하구요. 강인구와 손 잡고 전요환을 잡으려 작전을 짜는 국정원 요원으로 넷플릭스의 아들 박해수(최창호 역)가 나옵니다.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모두 대단한 연기력의 소유자이기에 이 작품에서 연기 구멍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조연으로 나오는 조우진(변기태 역), 유연석(데이빗 박 역), 장첸(첸진 역) 또한 저마다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주죠.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외국인 배우들의 연기가 다소 어색했다는 점 정도를 꼽고 싶군요.
아래서부터는 넷플릭스 수리남의 주요 내용과 결말 등에 대한 부분이 다소 포함되어 있으니, 다시 한 번 아직 작품을 보지 않은 분들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이 작품은 반전과 비밀이 적지 않게 들어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내용을 미리 알고 보시면 매우 아쉬우실 것입니다.
▣ 넷플릭스 수리남 변기태와 첸진, 인상적이었던 조연들
많은 인물 중에서 제가 특히 인상깊게 봤던 인물이 있는데, 바로 변기태와 첸진이었습니다. 각각 조우진과 장첸이 연기한 이 인물들은 주연은 아니었지만, 저마다 엄청난 카리스마와 숨막히는 심리 묘사를 적절하게 보여주며 극에 긴장감을 더했는데요. 변기태와 첸진이 등장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요환 목사의 충성스러운 오른팔이자 행동대장인 '전도사' 변기태는 그 외모답게 평소에는 우직하면서도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계속해서 자신의 신경을 긁는 강인구를 향한 적대감을 표현하고, 짐짓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데이빗 박에게도 아주 가끔 살기어린 눈빛을 보내죠.
드라마가 후반부로 전개되면서, 반전 하나가 나오게 됩니다. 이야기 내내 최창호 팀장이 언급했던 전요환 조직의 국정원 언더커버 요원이 등장한 것인데요. 윤종빈 감독은 작품 중반부터 전요환 조직 안의 스파이 찾기 미션을 시청자들에게 던져줍니다. 우직한 행동대장 변기태, 충성스러운 심복 이상준, 스마트한 변호사 데이빗 박 중에 국정원 안의 이중 첩자가 있다는 것이었죠.
윤종빈 감독은 아주 조금씩 인물들의 표정과 심리 묘사를 진행시키며 시청자들에게 이중 스파이를 찾게 만듭니다. 처음엔 약삭 빠른 캐릭터이자, 전요환 목사가 계속해서 의심 중인 데이빗 박이 국정원 요원인 줄 알았는데요. 결국 전요환은 그를 총으로 쏴서 죽입니다. 하지만 그는 국정원 요원이 아닌 전 목사를 배신하고 이득을 챙기려는 진짜 조직안의 배신자였죠.
결국 국정원 언더커버 요원은 변기태였습니다. 그는 최창호와 수시로 문자 메세지를 주고 받으면서 전요환의 동태를 살피는 동시에, 우직한 캐릭터로 심복이 되었는데요. 마지막엔 강인구와 협력하며 모든 진실을 알려주게 됩니다. 작품 내내 조우진 배우가 구사한 중국어 실력과 발음이 매우 상당한 수준이더군요. 거기에 조선족 말투와 정통 한국말까지 자유자재로 변형해가며 구사하는 그의 연기력에 또 한 번 감탄했습니다.
변기태에 이어, 또 한 명의 인상적인 조연이 있다면 바로 장첸이 연기한 첸진일 것입니다. 첸진은 수리남의 마약왕 전요환과 라이벌을 이루는 필로폰 유통업의 거물인데요.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무시무시한 인상을 보여주더니, 이내 전기톱으로 배신자의 신체를 절단하는 끔찍한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살인을 놀이처럼 즐기는 그야말로 '악인'의 정석이었죠.
전요환의 코카인 유통을 빼앗기 위해 머리를 굴리던 첸진은 '사업가' 강인구와 여러 차례 반목과 화해를 하는데요. 결국엔 강인구와 협력하면서 전요환의 코카인을 대량으로 훔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엄청난 총격전으로 인해 수리남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전요환의 압력으로 수리남 대통령이 차이나 타운에 군 병력을 투입하면서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이러한 첸진에게 강인구가 다시 한 번 연락을 취하고, 강인구를 믿었던 첸진은 숨어있는 장소를 노출시키고 변기태에 의해 허무하게 죽음을 맞게 됩니다. 아마도 첸진은 죽기 전까지 강인구를 믿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첸진을 연기한 것이 바로 우리에게 영화 '적벽대전'의 손권으로 친숙한 중화권 배우 장첸인데요.
장첸은 등장 처음부터 사망하기 전까지 끊임없이 극에 엄청난 위압감과 긴장감을 선사했습니다. 배신자를 처단할 때는 무자비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강인구와 협상할 때는 계속해서 그를 경계하면서도 고민하는 듯한 표정과 눈빛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죠. 장첸 덕분에 작품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 넷플릭스 수리남 야구공의 비밀
넷플릭스 수리남에서 눈길가는 소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극 중 전요환이 강인구에게 선물했던 야구공인데요. 이 야구공엔 메이저리그 스타 박찬호 선수의 사인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전요환은 강인구에게 야구공을 선물하며, 이게 있으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고 말하는데요. 사실 그 전에 콜롬비아 마약 조직원에게 박지성의 가까 사인이 담긴 축구공을 선물한 장면이 있었기에 이 야구공 또한 가짜인 줄 알았는데요.
드라마 마지막에 감옥에서 전요환을 만나고 온 최창호가 새로운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 사인볼이 '진짜'였다고 말이죠. 이렇듯 넷플릭스 수리남 야구공은 전요환이 강인구를 끝까지 믿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사이비 목사였던 전요환에게 이 야구공은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는' 일종의 미신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랬기에 감옥에 갇힌 자신에게 다시 그 야구공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던 것이죠.
앞서 말한 첸진과 전요환 모두 강인구에게 어느 정도 신뢰감을 주었다는 것을 보면, '비즈니스맨' 강인구가 가진 능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맨 땅에 헤딩하며 장사꾼으로 성장한 강인구는 상대방의 심리를 잘 파악함과 동시에, 자신을 믿게 만드는 화려한 언변과 두둑한 배포가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화제의 드라마 넷플릭스 수리남의 주요 내용과 결말, 인상적이었던 변기태와 첸진 등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전작인 범죄와의 전쟁, 공작 등에서 숨막히는 긴장감과 스토리 텔링으로 범죄 누아르 장르의 대표 감독으로 떠오른 윤종빈 감독다운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작품 곳곳에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무간도, 나르코스 등이 오버랩되기도 했는데요. 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내공도 함께 빛난 넷플릭스 수리남, 추석 연휴에 꼭 시청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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