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은 한동안 제가 무척이나 평가절하했던 가수였습니다. 그저 송가인 등의 젊은 트로트 가수 열풍에 편승한 '곱상하게 생긴 미청년'이 어르신들의 감성을 자극한 모양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지요. 어머니께서 왜 그토록 그가 출연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을 챙겨보시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었죠.
헌데 저 또한 어느 순간부터 임영웅의 노래가 귀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의 목소리와 음성이 제 마음을 울리더군요. 그 노래가 바로 KBS 주말 연속극 신사와 아가씨의 OST인 '사랑은 늘 도망가' 였습니다. 오늘은 제가 임영웅이라는 가수를 다시 보게 만든 이 노래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사실 임영웅이 부른 '사랑은 늘 도망가'는 원래 가수 이문세의 원곡이 있습니다. 원곡 또한 예전에 참 많이 즐겨 들었는데요. 이 노래 자체가 주는 쓸쓸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헌데, 임영웅의 목소리가 입혀진 '사랑은 늘 도망가'는 원곡이 줬던 쓸쓸함보다 그 아려옴의 정도가 몇배는 더 되는 것 같습니다.
분명 이 노래를 부른 것은 1991년생의 젊은이인데, 그의 음성을 듣고있노라면 저도 모르게 황혼의 문턱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낍니다. 내가 살아왔던 인생을 돌아보며, 그동안 나를 스쳐지나갔던 많았던 인연과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죠. 아직 젊은 나이의 제가 이럴진데, 수많은 풍파를 겪은 부모님 세대들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죠.
"눈물이 난다. 이 길을 걸으면"
"그 사람 손길이 자꾸 생각이 난다"
"붙잡지 못하고 가슴만 떨었지"
"내 아름답던 사랑아"
"사랑아 왜 도망가"
"수줍은 아이처럼"
"행여 놓아버릴까 봐 꼭 움켜쥐지만"
"그리움이 쫓아 사랑은 늘 도망가"
"잠시 쉬어가면 좋을 텐데"
이 노래를 들으며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회한'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회한이라는 감정은 지난 날에 대한 추억과 미련, 후회와 그리움 등이 집약된 것이지요. 담담하면서도 쓸쓸한 감성을 한껏 담은 임영웅의 목소리는 가사와 함께 많은 이들의 '회한'을 이끌어내기 충분합니다.
특히 지난 날, 아름답지만 절절하게 누군가를 사랑했던 이들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겠지요. 사실 여기에는 나이도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젊고 늙음과 상관없이 '누군가와 사랑하고 이별하는' 행위는 인간이 긴 인생을 살면서 계속되니까요.
또한 이 노래에서 말하는 '사랑'은 비단 남녀 간의 애정 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형제 자매간의 사랑, 존경했던 스승에 대한 사랑, 심지어는 오랫동안 함께했던 반려동물과의 사랑까지...우리들은 인생을 살면서 참 많은 존재들과 서로 사랑하고, 또 이별합니다.
그리고 거기엔 항상 후회와 미련이 남습니다. 그래서 추억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이고, 평소에 넘치는 사랑을 주지도 받지도 못한 사람들은 그 사랑이 떠난 후에야 그리워하고 괴로워합니다. 그것이 인생의 본질이지요.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종종 예전을 떠올리며 눈물을 짓는 일들은 아마도 이런 사연 때문이겠지요.
임영웅의 목소리는 이러한 감정에 너무나 잘 들어맞습니다. 그는 젊지만, 여러 세대와 인생을 아우르는 목소리를 가졌습니다. 때로는 묵직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적적하게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 중, '사랑은 늘 도망가' 노래에서는 담담함과 적적함으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것이지요.
흔히들 노래가 주는 힘은 그 어떤 것보다 강하다고 합니다. 좋은 노래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고, 지친 몸을 회복시킬 수 있고, 슬픈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지요. 임영웅의 노래와 목소리 또한 그런 것 같습니다. 임영웅의 노래는 우리 어머니 세대의 회한과 그리움을 대변합니다.
내가 살아왔던 인생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내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인생을 살아왔음을, 내가 정말 오랜시간 동안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사랑해왔음을, 임영웅의 목소리가 따듯하게 감싸주고 인정해주는 것이지요. 예전엔 그 느낌을 미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 또한 젊은이들 못지않게 풍성한 경험과 감정을 가진 분들인데도 말이죠.
물론 가수 임영웅이 아닌 개인 임영웅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는 가수 임영웅씨는 그의 목소리를 통해, 참 많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따듯함을 선물해준다는 것입니다. 아이돌 그룹처럼 화려하지는 않아도 은은하게 듣는 이의 마음을 다독여줍니다.
오늘은 가수 임영웅의 노래 중 '사랑은 늘 도망가'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적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임영웅의 노래 모음 중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곡들 중심으로 포스팅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다가오는 5월 임영웅이 첫 정규앨범과 단독 콘서트를 한다고 하던데, 무척이나 기대가 되네요. 이상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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